우리나라는 바이오나라 바이오 분야를 국가 전략분야 중 하나로 선정하여 바이오경제를 활성화시키기 위한 전략을 마련해왔습니다. 바이오 기술은 큰 규모의 자본이 투입되고 긴 인고의 시간이 소요되나, 성과로 이어지는 경우 한 번에 트렌드를 바꿀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진 분야입니다. 정부는 이러한 바이오 기술의 가능성을 알아보고 바이오 분야를 육성하기 위해 크고 작은 사업을 이행해왔습니다. 올해 4월에 발표한 '첨단바이오 이니셔티브'도 그 일환이죠. 첨단바이오 이니셔티브를 기반으로 성장 동력을 발굴하다첨단바이오 이니셔티브에는 어떤 거시적인 내용이 담겨있었을까요? 크게 4가지 기술혁신으로 구분한다면 그 첫 번째는 바이오나라 고품질 바이오데이터와 플랫폼 창출입니다. 현재 대규모 바이오데이터를 수집하고 있으나 이를 체계적으로 분석할 수 있는 표준기술은 미비한 상태이므로 이 부분을 중점적으로 보완하는 것을 목표로 두고 있습니다. 아울러 특정 질환에 대한 새로운 바이오마커를 발굴하거나 약물 반응성을 예측할 수 있도록 인공지능 기반 플랫폼 구축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두 번째는 바이오 제조 측면에서 비용과 시간을 줄일 수 있도록 자동화를 추진하고, 친환경 바이오소재를 발굴하는 등 신산업을 육성하는 것입니다. 세 번째는 의약품 산업에서 한국의 입지를 공고히 할 수 있도록 바이오나라 바이오 의료기술을 확보하는 것인데요. 여기에는 유전자치료제와 같은 신약과 AI 기반의 의료기기 등 최근 개발된 신기술이 포함됩니다. 마지막 과제는 인류가 동일하게 직면하고 있는 기후변화와 같은 공동의 난제를 해결하기 위한 연구를 지속하는 것입니다. 각각의 과제를 원활히 수행하고 공동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R&D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안되었고, 결론적으로 핵심 공공연구기관 간의 협력이 필수적이라는 하나의 의견으로 귀결되었습니다. 이러한 배경으로 바이오 분야 공공연구기관 협의체가 구성된 것인데요. 국립보건연구원, 국립암센터, 안전성평가연구소, 한국과학기술연구원,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한국뇌연구원, 한국생명공학연구원, 한국식품연구원, 한국원자력의학원, 한국전자통신연구원, 바이오나라 한국한의학연구원, 한국화학연구원 총 13개 기관이 뜻을 함께했습니다. 6월에는 공공연구기관 업무협약서(MOU) 체결식을 개최하며 앞으로의 행보를 기약하기도 했습니다. 향후 어떤 소통 역량을 보여줄지 기대되는 요즈음입니다.다기관이 경계 없이 소통할 수 있다면다기관 협의체가 유기적으로 소통하여 성과를 낸 경우는 국내외에서 다양한 사례로 존재합니다. 미국 국립인간게놈연구소(NHGRI, National Human Genome Research Institute)는 전 세계 33개 기관을 연결하여 '텔로미어 to 텔로미어(T2T)'컨소시엄을 구성한 바 있는데요. 그간 공개되지 않았던 인간의 DNA 2억 쌍을 새롭게 밝혀내며 유전자 기반 연구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질병 확립에 바이오나라 큰 실마리를 제공해 주었습니다. ​호라이즌 유럽은 2027년까지 무려 140조 원이 투입되는 연구혁신 프로그램인데요. 유럽에서 가장 거대한 규모의 R&D 연합체이며, 공동연구의 효율성과 특장점만을 활용할 수 있도록 까다롭고 정교하게 설계된 컨소시엄입니다. 현재 중간단계까지 진행되었으나, 유럽 국가의 연구 수준을 전분야에서 50% 이상 발전시킨다는 목적을 갖고 큰 이슈 없이 진행되고 있습니다.공공연구기관 간 협력은 아니었지만, 국내에서도 같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여러 기업이 협력한 사례가 있습니다. 2021년 한국혁신의약품컨소시엄은 국내 제약기업 다수와 뜻을 모아 글로벌에 진출할 수 있는 개량의약품 개발 바이오나라 사업을 진행했는데요. 제약업계는 적용되는 법률이 까다롭고 복잡하기 때문에 의약품 개발 시 놓치는 부분이 없도록 개발 노하우를 공유하고, 생산 시설과 장비를 지원하는 등 적극적인 협력을 보여준 바 있습니다. 특히 해외 파트너사와의 파트너십 경로를 구축하는 것이 쉽지 않은데, 이러한 협력 루트를 공유하며 국내 제약산업 진흥을 이끄는 사업이라는 점에서 큰 기대를 받았습니다.협력을 통해 공고해지는 국가 연구 역량그간 개별적인 기관으로서, 개별적인 체제하에 업무를 해오던 13개 연구기관이 더욱 밀접한 관계로 엮임으로써 어떤 점을 기대할 수 있을까요? 개별 기관이 바이오나라 홀로 주관하기에는 큰 규모의 연구개발사업을 공동으로 기획하는 것이 시작점이 됩니다. 언급한 그대로 다양한 기관에 포진해있던 뛰어난 연구 인력들이 연구의 시작부터 마무리까지 긴 여정을 함께할 수 있는 것이죠. ​그뿐만 아니라 연구하는 데 필요한 필수 인프라나 장비를 공유하며 효율성을 높이고, 바이오산업의 주춧돌 역할을 하는 바이오데이터를 생성하거나 관리하는 측면에서도 효율성을 증진할 수 있습니다. 연구가 곧 연구로 이어지기 때문에 이전 연구 동향을 빠르게 파악하고 공유 받는 것이 중요한데요. 협의체의 특성을 활용하여 개발 트렌드에 발 빠르게 대응하고, 유기적으로 바이오나라 소통하여 최선의 결과를 도출해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국내 바이오산업을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관련 연구의 주축이 되는 범부처 간 소통이 중요하게 여겨집니다. 다만 기관별 초점을 맞추는 연구 분야가 다르고, 예산의 구조 등에서도 차이가 있어 긴밀한 협업이 이어지지 못했는데요.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그간 개별적으로 활동했던 공공연구기관이 뜻을 모았습니다. 공동의 목표를 향해 나아갈 때 더욱 가속이 붙을 수 있으므로 이러한 유기적인 구조적 변화가 의미 있어 보입니다.